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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8)군사들의 함성이 메아리 친 곳 ‘화성장대’

조선조를 통 털어 의궤 중 가장 정확하게 기록을 한 것은 <원행을묘정리의궤>였다. 정조는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모시고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에 참배를 하기 위해 도성을 떠나 화성 행궁에 머물면서 혜경궁 홍씨의 진찬연을 비롯하여, 원행길 묘소참배, 주조(낮에 하는 군사훈련), 야조(밤에 하는 군사훈련) 등 모든 것을 세세하게 기록하였다

수원과 관련된 의궤로는 화성의 축성 과정을 그대로 기록한 <화성성역의궤> 외에도, 1795년 화성에서 치른 정조대왕의 모친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의 기록을 담은 <원행을묘정리의궤>, 1800년에 승하한 정조대왕의 국장을 기록한 <정조국장도감의궤>, 사도세자의 봉분을 수원 화산으로 옮긴 내용이 기록된 <현륭원 원소도감의궤>와 정조대왕의 능침인 건릉을 조성한 내용을 기록한 <정조 건릉 산릉도감의궤> 등이 있다.

이 중에서도 <원행을묘정리의궤>는 <화성성역의궤>와 함께 ‘의궤의 꽃’이라고 불릴 만큼 뛰어난 기록물이다. 원행을묘정리의궤는 여러 형식의 그림들이 본문에 앞서 별도의 권수에 실려 있는데 의궤 안에 그려진 그림들은 종류의 다양함과 정확성과 우리나라 최초의 시도로 원근법과 회화적 우수함 등이 이 책의 자랑이다.

정조는 8일간의 화성 행차 중 넷째 날인 윤 2월 12일 오후와 야간에 화성에서 두 차례 대단위 군사훈련을 한다. 이 군사훈련의 모습은 ‘성조(城操)’와 ‘야조(夜操)’라고 하여, 김홍도의 그림 ‘서장대 성조도’와, <화성성역의궤> ‘연거도’ 등에 자세히 그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연거도에 보면 횃불을 든 군사들이 성을 에워싸고 있으며, 성안의 집집마다 횃불을 밝힌 모습이 보인다.

화성을 한 바퀴 돌다가 보면 사방이 한 눈에 들어오는 곳이 있다. 바로 ‘화성장대’라 불리는 ‘서장대’이다. 서장대는 팔달산의 산마루에 있는데, 서장대 위에 올라가 사방을 굽어보면 사면팔방으로 모두 통하는 곳이다. 석성산의 봉화와 대항교의 물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이 산 둘레 백리 안쪽의 모든 동정은 앉은 자리에서 변화를 다 통제할 수 있다는 곳이다.

서장대, 한 때 어느 취객에 의해 웅장한 서장대가 불에 타기도 했다. 그러나 <화성성역의궤>에 의해 다시 옛 모습을 찾았다. 그 문지방 위에는 정조임금께서 쓰신 큰 글자인 [화성 장대(華城將臺)]로 편액을 붙였다.

2004년 화성 서장대

정조 이산의 꿈은 무엇일까?

정조임금은 이 장대에 올라 장용위 군사들을 호령했다. 이산은 이곳에서 무슨 꿈을 꾸었을까? 강력한 왕권을 갖고 북진을 하여 옛 고토를 회복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아마도 이 장대 위에서서 사면팔방을 바라보면서 막힘없이 달려가는 병사들의 무한한 힘을 바라보았을 것이다.

장대에는 항상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그곳에서 담소를 나누기도 하고, 사랑을 엮어가기도 한다. 그러나 정작 이곳에 깃든 이산의 꿈이 무엇인지를 생각한 사람이 있었을까? 난 늘 이곳을 올 때마다 생각을 한다. 아마도 이곳에서 정조임금의 꿈을 이 나라의 청년들에게 알려줄 수만 있다면 저마다 큰 꿈을 키워나갈 수가 있을 텐데. 늘 그것이 아쉽다는 생각이다.

장대에는 모두 네모난 벽돌을 깔고 바깥에는 둥근 기둥 12개를 세웠는데, 그 높이가 각각 7척이고 이것을 팔각형의 돌기둥으로 받치고 있는데 그 높이는 각각 3척 5촌이다. 위층은 한 간인데 사면에 교창을 내고 판자를 깔아 바닥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그대로 아래층의 반자가 되었다. 그 서북쪽 모퉁이에 층사다리를 세워서 위층으로 통하게 하였다.

정조 이산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사방이 훤히 바라다 보이는 이곳에서 군사들의 움직임을 내려다보는 정조는 더 강한 군사력을 필요로 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곳에서 많은 군사들의 위용을 보고 있는 조정 대신들의 모습도 살펴보았을 것이다. 미처 이루지 못한 이산의 꿈을 지금 이 땅의 젊음에게 전해줄 수는 없는 것일까? 팔달산 머리맡 화성장대에 봄이 오고 다가보고 있다.

하주성 기자  rja4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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